어머니의 그림자 -9부

야설1

어머니의 그림자 -9부

야설카페 0 8972
- .... -



무언가가 자신을 짓누르듯 답답함을 느끼며 경자가 아직 가시지 않은 졸음을 애써 이겨내며 천천히 눈을 뜨자 누군가가 자신을 안고있음을 느끼자 천천히 눈을 움직였고 잠시 후 자신을 안고 있는 사람이 다름 아닌 자신의 아들임에 경자는 빙긋이 미소를 지으며 한쪽 팔을 아들에게 두르며 아들을 마주 껴안았다.



어제의 술 때문인지 머리가 무거움을 느끼면서도 경자는 기분이 좋았다.

자신을 끌어안고 자고있는 아들이 귀엽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눈을 뜨는 순간 아들의 품에 안겨있는 자신이 행복하게 느껴졌다.



비록 이제 남편은 자신에게서 지워지겠지만 이토록 자신을 아끼는 아들이 있다는 사실이 경자는 행복했고 안겨있는 아들의 품안이 너무나 포근하고 따스하다는 느낌에 경자는 미소를 지으며 더욱 아들의 품안으로 안겨갔다.



- .... -



그렇게 푸근함에 취해가던 경자가 아들의 품안을 파고들던 순간 경자는 자신의 아랫배를 누르는 묵직한 무언가를 느끼자 움직임을 멈췄다. 그리고 잠시 후 그 묵직함의 정체가 바로 아들의 자지라는 것을 느낀 경자는 조금 당황을 하며 몸을 살며시 뒤로 빼냈고 시선을 들어 잠들어 있는 아들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평온하게 잠들어 있는 아들의 얼굴을 바라보며 조금 전 자신의 아랫배를 눌러오던 감촉에 살며시 얼굴을 붉히던 경자는 어느새 한 남자로 불쑥 커버린 아들의 모습에 대견스러움과 함께 작은 낯설 움 마저 느껴졌다.



어린 나이에 한 남자의 여자가 되면서 얻었던 아들이었다.

어린 나이였기에 아이를 키운다는 게 힘에 부치기도 했고 때로는 울고 싶을 만큼 힘든 적도 많았지만 아이는 커가면서 자신의 기쁨이었고 행복이었다. 그런 아이가 어느새 이렇게 한 남자로써 훌쩍 커버렸다는 사실에 경자는 기쁨과 함께 언젠가는 이 아들 또한 자신의 사랑을 찾아 자신의 곁을 떠날지도 모른다는 작은 아쉬움이 밀려왔다.



그러나 지금은 이렇게 자신의 곁에 아들이 남아있다는 사실에 경자는 다시 한번 환한 미소를 지으며 잠들어 있는 아들의 입술에 살짝 입맞춤을 한 뒤 천천히 아들의 품을 빠져나와 침대에서 일어났다.



- ..... -



그렇게 침대에서 일어 난 경자가 창가로 다가가 커다란 창문을 열어 밀려들어오는 신선한 공기를 한껏 들이마신 뒤 다시 침대로 다가와 잠들어 있는 아들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며 미소를 머금은 뒤 욕실로 향했다.











[ 탁... ]



샤워를 마치고 욕실을 나서며 수건으로 머리를 말리던 경자의 눈에 비어있는 침대가 들어오자 의아한 시선으로 침대로 다가갔다.



- 얘가 어디 갔지.. -



말끔하게 정리되어 있는 침대를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거리던 경자가 머리를 말리던 수건을 의자에 걸쳐놓고 창문 쪽으로 걸어갔고 테라스에 서서 담배를 피고 있는 정태를 발견했다.



- 정태야.. -



경자의 부름에 담배를 피던 정태가 고개를 돌려 경자를 바라본 뒤 들고 있던 담배를 감추며 미소를 머금었다.



- 샤워 다하셨어요.. -

- 음.. 근데 너 담배 피니.. -

- 아.. 네.. -



아직까지 아들이 담배를 피운다는 사실을 몰랐던 경자의 물음에 정태가 머뭇거리며 대답을 한 뒤 씨익 웃음을 지었다.



- 너 언제부터 담배 피웠어.. 엄만 몰랐는데.. -

- 얼마 안돼요.. 나와 보니까.. 비가 오기에 생각나서 한 대 피웠어요.. -

- ..... -



아들의 말에 경자는 그제야 밖에 비가 오고 있음을 알았다. 욕실에 들어서기 전에는 화창했던 날씨였는데 어느새 부슬비가 내리고 있었다.



- 샤워하기 전에는 날씨 괜찮았는데.. 갑자기 무슨 비야 -

- 온지 얼마 안되나 봐요.. 아직 땅도 안 젖은 거 보니.. -

- 비 오면 구경 다니기 불편할 텐데.. -

- 뭐 어때요.. 비 맞으면서 구경하는 것도 운치 있고 좋잖아요 -

- 그래도 -

- 참.. 올라가는 비행기 몇 시죠 -

- 다섯시 -

- 그럼 서둘러야 갰네요.. 저 샤워하고 나올 테니 준비하고 계세요 -

- 그래 -



황급히 욕실로 향하는 아들을 바라보던 경자가 다시 시선을 돌려 이제는 조금씩 굵어지는 빗줄기를 바라본 뒤 테라스를 벗어났다.













- 후우.. -

- ..... -



눈을 뜨자 마자 자신을 끌어안고 뜨거움을 토해내던 동석이 섹스가 끝나기가 무섭게 벌거벗은 몸 그대로 침대에 기대에 담배 연기를 길게 내뿜자 휴지로 동석의 자지에 묻어있던 이물질들을 닦아내고 샤워를 하러 가려던 혜진이 침대에 살며시 걸터앉았다.



- 무슨 걱정거리 있으세요 -



어렴풋이 동석의 고민을 알고있던 혜진은 나지막한 소리로 물었다.



- 제일 빠른 비행기가 몇 시에 있는지 알아봐.. -

- 갑자기 왜요 -



대답대신 비행기 시간을 물어보라는 동석의 물음에 혜진이 되물었다.



- 서울에 올라가야겠어.. -

- 무슨 일로 그러시는데요 -

- 자세한 건 알 거 없고 비행기 시간이나 알아봐.. -

- .... -



자신의 물음에 퉁명스럽게 말하는 동석을 물끄러미 바라보자 동석이 조금은 미안한 듯 혜진의 가냘픈 어깨를 잡았다.



- 월요일 날 마누라하고 이혼 서류 꾸미기로 했어.. 그것 때문에 급하게 올라가야겠어.. 그러니까 서둘러서 알아 봐.. -

- ..... -

- 아니다.. 미스 김은 샤워나 해.. 내가 알아보지.. -



조금은 놀란 표정을 짓는 혜진을 바라보던 동석이 이내 다정한 표정을 지으며 침대에서 내려와 전화기로 다가간 동석이 전화를 걸기 시작하자 혜진이 천천히 침대에서 내려왔다.



- 네.. 그럼 그 시간으로 두 장 부탁합니다.. -

- .... -



벌써 비행기 표를 예매하는 동석을 바라보던 혜진이 문득 고개를 들어 창밖을 응시했다.



언제부터 내리기 시작했는지 창밖에는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제법 굵은 빗줄기가 창문에 떨어져 부서지는 것을 바라보던 혜진이 수화기를 내려놓으며 서두르라는 동석의 말이 들려오자 욕실로 들어갔다.











[ 콰르르.. 콰앙.. 쾅.. ]



- .... -



그냥 서울로 가자는 자신의 말에도 불구하고 괜찮다며 구경을 나가자고 하는 아들의 손에 이끌려 나왔던 경자가 점심 식사를 하다말고 번쩍거리는 번개에 이어 굉음의 천둥소리가 귓전을 때리자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창 밖을 응시했다.



- 비가 점점 거세지는 것 같아 -



경자의 말에 정태 역시 조금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창 밖을 응시했다.



- 그러게.. 갑자기 빗줄기가 굵어지네요 -

- 이러다가 비행기 못 뜨면 어떡하지 -

- .... -



엄마의 말에 정태 또한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다시 창 밖을 응시했다.



- 안되겠다.. 얼른 밥 먹고 차 돌려주고 공항으로 가보자.. -

- 그럴까요 -

- 그래 서두르자.. -

- 네 -



경자의 말에 정태가 급히 식사를 하기 시작했고 그 순간에도 창 밖의 빗줄기는 눈에 띄게 굵어지고 있었다.













- 어떡하죠 -

- 왜 -



쏟아지는 빗줄기를 바라보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던 경자가 난감해 하는 표정을 짓고있는 정태를 바라보았다.



- 폭풍우 때문에 우리가 타기로 한 비행기가 못 뜰 것 같다는데요.. -

- 정말이야.. -

- 네.. 일본을 스쳐 지나가던 폭풍이 갑자기 우리나라 쪽으로 선회를 하는 바람에 날씨가 갑자기 나빠진 거래요.. -

- 그럼 어떡해.. 언제쯤 비행기가 다시 뜰 수 있다는데.. -

- 태풍이 지나가는 내일쯤에나 가능하데요.. 근데 그것도 태풍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달라진데요.. 잘못하면 내일 모레나 올라갈지 모르겠어요.. -

- 모레.. -



정태의 말에 경자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 너 그럼 학교 어떡해.. -

- 학교야 뭐 하루 이틀 빠진다고 문제 될 건 없는데....... -

- 왜.. 다른 중요한 일 있어 -



조금은 어두운 표정으로 말끝을 흐리는 정태를 바라보던 경자가 걱정스레 물었다.



- 엄마.. 저 아버지하고.. -

- 아버지.. -



정태의 말을 되씹던 경자는 그제야 월요일에 남편을 만나 이혼 문제를 매듭지으려 했던 것이 생각나자 조금은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 저기 정태야.. -

- 네 -

- 확실하게 다시 한번 알아보고 정 비행기 못 뜬다면 호텔에 연락 좀 해볼래.. 엄마는 전화를 해 볼 곳이 있거든.. -

- 그럴께요.. -



경자의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겠다는 듯 정태가 다시 사라지자 경자가 핸드폰을 꺼내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런 상황이라면 남편 또한 제주도에 남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 여보세요 -

- 나예요 -



남편의 목소리가 들리자 경자가 냉정한 어투로 말했다.



- 무슨 일로 전화를 다했어.. -

- 지금 좀 만났으면 해요.. 아직 제주도죠.. -

- 아니.. 나 서울인데.. -

- 서울이요 -



서울이라는 남편의 말에 경자는 조금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 벌써 올라간 거예요 -

- 당신 문제도 있고 뭐 처리할게 있어서 아침 비행기로 올라왔지... 아직 제주돈가.. -

- 그래요 -

- 근데 무슨 일로 전화를 한 건데.. 혹시 다른 이야기하려고 전화한 건 아니지 -

- 그런 일 없을 테니까.. 걱정 말아요.. -

- 그럼 뭔데.. -

- 지금 제주도에 비행기가 못 뜬데요 -

- 아까 보니까 태풍이 그쪽을 지나갈 것 같다고 하던데 그 때문인가.. -

- 그래요.. 그래서 어쩌면 모레 올라가게 될지도 몰라요.. 그러니까 그렇게 알고 있어요.. -

- 잘됐군.. 나도 갑자기 처리할 문제가 있었는데.. 그럼 수요일 날 보면 되는 건가 -

- 그게 좋을 것 같아요 -

- 좋아 그럼 그때 보자고.. 그리고 태풍 조심해.. 그럼.. -

- .... -



마치 비아냥거리듯 조심하라며 동석이 전화를 끊어버리자 미간을 찡그린 경자가 핸드폰을 세게 접으며 핸드백에 집어넣었고 아들의 모습을 찾으려는 듯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 번쩍.. 쿠르르릉 쾅... ]



마치 세상을 집어삼키려는 듯 울려 퍼지던 천둥소리가 고막을 울리자 얼굴을 약간 찡그린 경자가 무심한 표정으로 창 밖을 응시했다.



- 엄마.. -

- .... -



아들의 목소리에 경자의 고개가 돌려졌다.



- 답답한데 우리 나가요 -

- 이렇게 비가 오는데 어딜 나가니.. -

- 그렇다고 이렇게 방안에만 틀어 박혀 있는 것도 재미없잖아요 -

- 그래도.. -



아들의 말에 경자는 말끝을 흐렸지만 아들의 말처럼 이렇게 방안에 박혀 있다는 것이 경자 역시 탐탁지 않았던 까닭에 경자는 아들의 말을 거부하지 않았다.









- 정말 괜찮을까.. -

- 걱정하지 마세요.. 해안 쪽만 피하면 괜찮을 거예요 -



말은 그렇게 했지만 정태는 내심 걱정스러웠다.

굵은 빗줄기로 인해 시야마저 흐릿하게 보였고 이런 폭풍우 속에서 무슨 관광을 하려고 하냐며 조심하라는 말을 건네주던 렌트카 회사 직원의 말이 자꾸만 머릿속을 맴돌았다.



그러나 그런 마음속에서도 정태는 빗속에서 엄마와 함께 드라이브를 하는 이 순간이 무척이나 행복한 듯 연신 미소를 지으며 운전을 했다.



- 여기 어디 쯤에 갈라지는 길이 나온다고 그랬는데 -



얼마를 갔을까.. 렌트카 회사 직원이 일러준 길을 따라 운전을 하던 정태가 직원이 알려 준 갈래길이 나오지 않자 직원이 그려준 약도를 들어 바라보았다.



- 정태야 -



그렇게 약도를 바라보던 순간 조금은 당황한 엄마의 목소리를 듣던 정태가 황급히 고개를 들었고 순간 휘어진 커브 길 반대편에서 달려오는 차를 발견하는 순간 정태는 자신이 운전한 차가 중앙선을 넘어서 있다는 사실에 핸들을 틀며 브레이크에 발을 가져갔다.



[ 끼이이익.. 촤아악... ]



브레이크의 파열음과 함께 미끄러지는 자동차..

당황한 정태는 더욱 힘주어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차는 계속 미끄러지기 시작했고 정태는 그 와중에도 얼굴을 돌려 당황해하는 경자의 얼굴을 바라보며 팔을 뻗어 경자를 움켜잡았다.



[ ... 털썩... ]



다행스럽게도 미끄러진 차는 달려오는 차와는 반대 방향인 길옆으로 미끄러지며 멈춰 섰고 그 반동에 정태와 경자의 몸이 출렁이며 순간적으로 앞으로 쏠렸다가 의자 시트에 부딪쳤다.



- 아... -



놀라서였을까..

시트에 몸이 부딪치는 순간 경자의 입에서는 작은 신음이 튀어나왔고 경자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러나 경자는 시트에 부딪친 몸의 충격말고도 다른 곳에서도 통증이 밀려옴을 느끼자 고개를 숙였고 그런 경자의 눈에 자신을 향해 손을 뻗었던 아들의 손이 자신의 한쪽 젖가슴을 거세게 짓누르고 있음을 발견했다.



경자를 걱정하며 내뻗은 정태의 팔은 반동하는 경자의 육체를 지탱하기 위하여 순간적으로 더욱 힘을 줄 수밖에 없었고 하필이면 정태의 손이 닿은 곳이 경자의 젖가슴이었던 탓에 그 힘을 온전히 가슴에 전해 받은 경자는 순간적으로 가슴에 통증을 느낀 것이고 그 순간 안도의 한숨을 내쉬던 정태 또한 경자를 향해 고개를 돌리던 순간 자신의 손이 엄마의 젖가슴을 누르고 있는 것을 발견하자 황급히 손을 거둬들였다.



- 괜찮으세요 -



정태가 다급하게 물었다.



- 응.. 괜찮아.. 넌.. -

- 저도.. 많이 놀라셨죠.. 죄송해요 -

- 죄송하기는.. 그나마 다행이다 차가 이쪽으로 미끄러져서.. -

- .... -



경자의 말에 정태가 고개를 돌려 길을 응시했다.

엄마의 말처럼 이쪽으로 미끄러졌으니 다행이지 달려오는 차 쪽으로 미끄러졌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정태의 이마에 식은 땀방울이 맺혔다.



- 아무래도 안되겠다.. 그냥 돌아가자.. -

- .... -



막상 이런 일을 당하자 정태 또한 엄마의 걱정스러운 말에 아무 대꾸도 할 수가 없었다.



- 그렇게 할게요.. -



짧게 대답한 정태가 무거운 표정으로 다시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 키르르르.. 키리리릭.. 키릭... ]



키를 돌렸지만 시동이 걸리지 않자 정태는 연거푸 키를 돌렸지만 여전히 시동은 걸리지 않았다.



- 왜 시동이 안 걸려.. -

- 네.. 왜 이러지.. -



고개를 갸웃거리던 정태가 다시 시동을 걸어보았지만 여전히 자동차는 시동이 걸리지 않았고 몇 번인가 연거푸 시동을 걸어보던 정태가 손을 뻗어 자동차 본네트를 열었다.



- 나가보려고.. -

- 한번 봐야겠어요 -



경자의 물음에 답한 정태가 차 문을 열자 빗줄기가 차안으로 밀려 들어왔고 옆자리에 있던 경자가 우산을 들고 차에서 내려 본네트를 여는 정태 옆에서 우산을 받치고 섰다.



- 어디가 고장났는지 알겠어.. -

- ..... -



경자의 말에 본네트 안을 들여다보던 정태는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운전도 많이 해보지 못한 정태에게 있어서 고장을 알아낸다는 게 애초부터 무리였다.



- 안되겠어요.. 렌트카 회사에다 전화를 해야겠어요.. -

- .. 어머.. -



정태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던 순간 세찬 비바람에 경자의 손에 들려있던 우산이 날려가자 경자가 비영을 지르며 날아가는 우산을 향해 손을 뻗으며 앞으로 달려나갔고 그를 보던 정태 또한 경자와 함께 우산을 잡기 위해 달려나갔지만 세찬 비바람에 우산은 한없이 날려가고 있었다.



- 안되겠어요.. 그냥 차로 가요.. -

- 하지만.. -

- 어서요 -



정태의 말에 순간 머뭇거렸지만 그 순간에도 바람에 날려 점점 멀어지는 우산을 바라보던 경자는 자신의 손을 잡아끄는 아들과 함께 차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 탁... ]



- 후우.. -



차 문을 닫고 정태가 안도의 숨을 내쉬었지만 굵은 빗줄기로 인해 그 짧은 시간에 흠뻑 젖어버린 자신의 몸을 발견하자 고개를 돌려 엄마를 바라보았고 엄마 또한 비에 흠뻑 젖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 어서 전화부터 해봐.. -

- 네 -



미처 젖은 몸을 닦을 새도 없이 정태는 핸드폰을 꺼내 들었고 경자는 자신의 가방 속을 열기 시작했다.



- 네.. 어딘지는 확실히 모르겠고.. 아까 그려주신 약도대로라면 아직 갈래 길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네.. 네.. 좀 빨리 부탁드리겠습니다.. 수고하십시오 -

- 금방 온데.. -

- 한 삼십분 쯤 걸린 데요.. -

- 그래.. -



아들의 말에 안심하는 표정을 짓던 경자가 가방에서 꺼낸 손수건을 들어 아들의 얼굴에 묻어있는 빗물을 닦아주기 시작했다.



- 전 괜찮으니까.. 엄마나 닦으세요.. -

- 가만있어봐.. -



자신의 말에도 불구하고 손수건으로 얼굴을 닦는 엄마를 바라보며 흡족한 표정을 짓던 순간 정태는 빗물에 의해 젖어버린 엄마의 옷이 몸에 달라붙어 브래지어 자국이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는 것을 발견했고 손수건이 얼굴을 지나 자신의 머리에 다다르자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는 브래지어 자국에 정태는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꼈다.



손을 뻗으면 금방이라도 닿을 듯한 거리에서 자신의 눈을 자극하는 고혹스러운 모습에 정태는 손을 뻗어 젖어버린 옷을 두르고 있는 엄마에 젖가슴을 움켜잡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지만 머리를 그저 조용히 자신의 눈에 비춰지는 젖어있는 엄마의 앞가슴만을 응시하고 있었다.



- ..... -

- 이리 주세요 -



아들의 얼굴과 머리를 작은 손수건으로 대충 닦아 낸 경자가 손수건을 비틀며 물기를 짜내려고 하자 손수건을 낚아챈 뒤 세차게 비틀며 물기를 짜냈다.



- 이번에 제가 닦아 드릴게요 -

- 됐어.. 엄마가 할게 -

- 싫어요.. 제가 할래요.. -

- ..... -



아들의 투정이 귀엽다는 듯 미소를 지어 보인 경자가 살짝 눈을 감으며 얼굴을 내밀자 손수건을 든 정태가 경자의 얼굴을 천천히 닦아냈다.



- .... -



또 다른 고혹적인 모습..

엄마의 얼굴을 닦아내며 정태는 빗물에 의하여 촉촉이 젖어있는 엄마의 얼굴이 매력적이라는 생각을 했다. 샤워를 하고 나왔을 때와는 사뭇 다르게 보이는 엄마의 얼굴.. 특히 아직 물기에 젖은 머리칼이 길게 늘어지며 이마를 가리고 있는 엄마의 모습은 지금이라도 달려들어 깊은 입맞춤을 하고 싶은 충동을 일게 하고 있었고 언뜻 내려보는 시선에 들어오는 젖어있는 엄마의 젖가슴은 자꾸만 자신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함을 정태는 느꼈다.



- 다 됐어.. -

- 잠시만 요.. -



또 다른 매혹적인 엄마의 모습을 발견하며 그에 취해가던 정태가 경자의 말에 짧게 대답한 뒤 물기가 떨어지는 경자의 머리카락 속으로 손을 밀어 넣어 천천히 뒤로 넘기기 시작했다.



숨이 막히는 아름다움이었다.

젖어있는 머리칼이 자신의 손에 의해 뒤로 넘겨지며 점점 뚜렷하게 시야에 들어오는 엄마의 촉촉한 모습에서 정태는 이 세상 무엇으로도 표현할 수 없는 고혹한 아름다움을 느꼈고 어느덧 뒤로 모두 넘겨진 머리칼에 의해 온전히 드러난 엄마의 모습에 정태는 순간 치밀어 오르는 욕망을 느꼈다.



눈을 감은 체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엄마의 물기 어린 얼굴 속에 촉촉이 젖어있는 붉은 입술.. 정태는 그렇게 엄마의 입술을 바라보며 이미 모두 넘겨버린 머리칼을 정리하는 듯 움직이던 손을 멈추고 엄마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포개 버렸다.



- ..... -



입술에서 느껴지는 감촉에 놀란 경자가 눈을 뜨는 순간 짧은 입맞춤을 끝내고 자신의 입술을 떠나는 아들을 발견한 경자는 순간 당혹감을 느끼며 얼굴을 붉히자 그런 경자의 표정을 발견한 정태가 순간적으로 머뭇거리다 이내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 엄마가 너무 아름다워서 뽀뽀하고 싶었어요.. -

- ..... -

- 아직도 오려면 멀었나.. -



어색한 말투로 말을 마친 아들이 창 밖을 내어다보며 짐짓 다른 말을 꺼내자 경자는 아무 말을 하지 않았지만 물끄러미 아들을 바라보았고 조금전 자신의 입술을 스치고 지나간 아들의 입술을 생각했다.



[ 엄마가 아름다워서 뽀뽀하고 싶었어요 ]



철없어 보이는 아들의 한 마디..

그러나 경자는 무슨 까닭인지 아들의 그 한마디가 자꾸만 가슴을 짓눌러 옴을 느꼈다. 언제였던가.. 아들의 장난 같은 소원을 들어주던 처음의 입맞춤과 그 뒤에 있었던 입맞춤에서도 경자는 자신을 향한 아들의 지긋한 사랑에 의한 행동이라며 가볍게 넘겼었지만 오늘 자신의 입술을 잠시 스치고 지나간 아들의 입맞춤은 자신의 가슴을 이토록 무겁게 만드는지 알 수가 없었다. 특히 자신의 시선을 외면한 체 비가 내리는 바깥만을 응시하는 아들의 행동이 이상하게만 느껴졌고 자신에게 일어났던 일들을 알지 못했던 경자는 처음으로 자신의 입술을 스치고 지나간 아들의 입맞춤을 의아하게 받아들였다.



그렇게 조금씩 허물어져 가는 두 모자간의 말없는 침묵은 자신들의 차를 끌어갈 견인차가 나타난 그때까지 계속됐지만 자신들에게 닥쳐온 걱정스러운 상황이 해결되는 순간에 이르러 소리 없이 묻혀지고 있었다. 다만 그 일순간의 사라짐이 경자 자신뿐임을 경자는 알지 못했다.







[ 후두둑.. 후두둑... ]



- .... -



창문에 부딪쳐 부서지는 빗방울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경자가 고개를 돌려 아들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어딘가에 전화를 하는지 연신 핸드폰을 들고있는 아들을 바라보던 경자의 시선이 다시 창으로 향했다.



벌써 하루의 시간이 흐르도록 꼼짝없이 방안에 갇혀있건만 도무지 비는 그칠 것 같지 않았고 경자는 일단의 무료함을 서서히 느껴가고 있었다.



- 엄마 -

- .... -



아들의 목소리에 경자가 고개를 돌렸다.



- 심심하시죠 -

- 뭐.. 별로.. -

- 전 좀 따분한데.. -



아들의 말을 들으며 경자는 자신 또한 무료함을 느끼는 이 순간 혈기 왕성한 아들의 기분을 이해 할 수 있었다. 더욱이 이번의 여행에서는 즐거움보다 무겁고 힘든 일이 많았던 만큼 경자는 이번 여행을 망친 것이 내심 아들에게 미안했다.



- 저기.. 엄마.. -

- 음.. -

- 혹시 나이트 언제 가보셨어요 -

- 나이트 -

- 네.. 언제 가보시고 안 가보셨어요 -

- .... -



뚱딴지같은 아들의 질문이었지만 경자는 아들의 질문을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 글쎄.. 잘 기억이 안 나는데.. -

- 그럼 저하고 나이트 가실래요.. 이 호텔에 나이트 있는 것 같던데.. -

- .... -

- 어떠세요.. 심심한데 우리 가봐요 -

- .... -



뜬금 없이 나이트를 가자고 하는 아들의 말에 경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무겁고 무료하기만 이 여행에 젖어있던 경자였기에 아들의 제안이 그런 경자의 마음을 파고 든 것이다.









- 필요한 게 있으시면 언제든지 불러주십시오.. -



공손하게 인사를 하고 웨이터가 사라지자 경자는 휘황찬란한 형형색색의 불빛들이 어지럽게 교차되는 스테이지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어지럽게 움직이는 불빛 아래서 흐느적거리듯 몸을 흔드는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경자는 이제껏 자신이 살아왔던 세상과 달리 불빛의 요란함과 귀를 파고드는 굉음이 교차하는 이곳이 낯설게만 느껴졌지만 가슴 한 켠 저 멀리서 두근거리는 무언가를 느꼈다.



- 엄마.. -

- .... -



요란한 음악 소리를 뚫고 들려오는 아들의 목소리에 경자가 얼굴을 아들 쪽으로 향하며 귀를 기울였다.



- 나가서 신나게 춤 한번 같이 춰요.. -

- 엄만 됐어.. 너나 나가.. -

- 혼자서 무슨 재미로 나가요.. 같이 나가요.. 어서 -

- 어머.. 정태야 -



팔을 잡아채며 당기는 아들의 힘에 놀라며 자리에 일어선 경자가 정태의 손에 이끌려 플로어 한 가운데로 나갔다.



- 엄마.. 이렇게 해봐요.. 어서요.. -

- .... -



어쩔 줄 몰라하는 경자를 웃으며 바라보던 정태가 몸을 가볍게 흔들어 보이자 엷은 미소를 지으며 그 모습을 바라보던 경자의 눈이 주위를 둘러보았다.



마치 주문에라도 걸린 듯 얼굴에 땀을 흘리며 연신 몸을 흔들어대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경자는 저들 또한 거센 비바람 속에서 느껴지는 무료함을 잊기 위해 이곳을 찾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무료함을 떨치기 위해 갖은 몸짓을 하고있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자신 또한 이 무겁고 답답한 마음을 흐느적거리는 몸짓을 통해 털어 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졌다.



[ 자.. 온 몸이 땀에 젖도록 신나게 흔들어 보셨습니까.. ]



가볍게 몸을 흔드는 아들을 따라 경자가 어색한 몸짓의 움직임을 보이던 순간 요란하던 음악이 멈추며 디제이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 그럼 이제부터 뜨거웠던 시간을 잠시 식히는 의미에서 잔잔한 음악이 흐르겠습니다.. 지금 당장 옆에 계시는 사랑스러운 그 사람을 가슴 깊숙이 끌어당겨 안으십시오.. 시작합니다.. ]



디제이의 말이 끝나며 요란했던 불빛대신 어둠과 함께 잔잔한 음악이 흐르기 시작하자 사람들이 하나 둘씩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기 시작하자 경자 역시 몸을 돌려 자리로 향했다.



- .... -



그러나 그 순간 자신의 팔을 잡아채는 힘에 놀란 경자가 뒤를 돌아보자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자신을 끌어당기는 아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 어디 가시게요 -

- 자리에.. -

- 음악이 이렇게 좋은데.. 들어가시게요.. -

- .... -



뭐라 말을 하기도 전에 자신을 품안에 끌어당긴 아들이 허리에 손을 얹자 경자는 조금 당황했지만 이윽고 천천히 몸을 움직이는 아들을 따라 어색하게 몸을 움직였다.



- 정태야.. 엄마 이런 춤추지 못하는데.. -

- 괜찮아요.. 어차피 저도 엉터린 데요.. 그냥 음악에 맞춰 살짝 몸을 움직여 주기만 하면 돼요.. -

- ..... -



자신도 춤을 추지 못한다는 아들의 말에 약간 어이가 없었던 경자는 혹여 이런 자신들의 모습이 사람들에게는 우습게 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불안한 시선으로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자리에 앉은 사람들은 연신 술잔을 비워 가는데 정신을 쏟고 있었고 플로어에 남은 사람들 역시 상대방의 가슴에 몸을 의지한 체 몸을 움직이는 데만 열중할 뿐 자신들의 모습을 신경 쓰는 사람들은 없어 보였다. 그리고 가느다란 여러 개의 작은 불빛말고는 주위가 모두 어둡다는 것이 경자는 다행스럽게 생각했다.



- 뭘 그렇게 두리번거리세요 -

- 아냐.. 아무것도..... -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경자의 귀에 아들의 작고 나긋한 목소리가 들려오자 이내 아들을 바라본 경자가 엷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고 그 순간 자신의 한 손을 잡고있던 아들의 손이 허리로 내려가 두 손으로 허리를 잡자 잠시 당황하던 경자가 이내 자신의 두 손을 아들의 어깨에 얹었다.



- 엄마.. -

- 음 -



자신의 허리를 잡고 가볍게 몸을 움직이는 아들을 따라 어색하게 몸을 움직이던 경자가 짧게 대답했다.



- 엄마랑 이렇게 춤을 추고 있으니까 기분이 너무 좋은데요.. -

- .... -

- 꼭 무슨 연애하는 거 같아요 -



아들의 말이 싫지가 않은 듯 미소를 지어 보인 경자가 사랑스러운 눈길로 아들을 바라보았다.



- 나이 든 엄마랑 춤추는 게 뭐가 좋니..이런 데는 애인이랑 같이 와야 좋은 거지.. -

- 아뇨.. 난 지금 이 순간이 너무 좋아요.. 그리고 정 뭐하면 이 순간만은 엄마가 내 애인 해주시면 되잖아요.. 안 그래요.. -

- .... -



아들의 말에 피식 웃음을 지어 보인 경자가 조금은 익숙해진 듯 부드럽게 몸을 움직이며 아들의 어깨에 얼굴을 기댔다.



- 정태야.. -

- 네 -

- 나중에 넌 결혼하거든 부인한테 잘 해줘야 돼.. 눈물 같은 거 흘리게 하면 엄마한테 혼난다.. -

- ..... -

- 알았지.. -

- 네.. 하지만 어떡하죠.. 그런 일은 없을 것 같은데 -



아들의 말에 경자가 어깨에 기대고 있던 얼굴을 들어 아들을 바라보았다.



- 어째서.. -

- 전 어쩌면 결혼 같은 거 안 하고 엄마랑 한 평생 살거니 까요.. -

- 말도 안 되는 소리한다.. -

- 말이 안 되는지는 나중에 두고 보세요.. -

- 너 그 말 나중에 후회할걸.. -

- 아닐 걸요.. -



비록 그 말이 철부지 아들의 다짐인줄은 알면서도 경자는 괜히 마음 한구석이 흡족했고 다시 아들의 어깨에 얼굴을 기대며 어깨에 둘렀던 손을 내려 아들의 허리를 두 손을 감싸 안았다.



아들의 허리를 두 손으로 잡은 체 아들에게 안겨있던 경자는 이제 자신에게 남은 것은 이 아들뿐이라는 생각을 하며 이렇게 늘 자신에게 행복감을 안겨주는 아들이 고맙기도 했고 남편을 대신해 언제까지 자신을 지켜주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지며 안겨있는 아들의 품이 너무나 듬직하다는 느낌과 함께 한없이 포근하고 따스하다는 느낌에 아들의 허리를 더욱 힘주어 안으며 아들의 품에 안겼다.



- ..... -



그렇게 자신의 품에 깊숙이 안겨있는 엄마를 내려보던 정태는 그럼 엄마의 모습이 안쓰럽기도 했지만 너무나도 사랑스럽게만 보였다.



[ 난 언제나 엄마 곁에서 엄마를 지켜줄 거예요.. 난 엄마말고는 아무도 필요 없어요.. ]



스스로 자신에게 다짐을 하듯 속으로 말하던 정태가 천천히 고개를 숙여 경자의 이마에 살짝 입맞춤을 하자 잠시 놀란 표정으로 얼굴을 들어 정태를 바라보던 경자가 정태의 볼에 살짝 입맞춤을 하고 다시 정태의 어깨에 얼굴을 기대자 정태는 그런 경자를 더욱 힘주어 끌어안았다.
0 Comments
제목
Category
반응형 구글광고 등
State
  • 현재 접속자 380 명
  • 오늘 방문자 2,193 명
  • 어제 방문자 2,273 명
  • 최대 방문자 5,104 명
  • 전체 방문자 952,005 명
  • 전체 게시물 44,970 개
  • 전체 댓글수 0 개
  • 전체 회원수 711 명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